한글 읽기와 쓰기 교육에서 알아야 할 가장 기초 사실은 한글이 표음문자이며, 낱소리글자라는 사실이다. 표음문자는 자모 글자가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체계이다.
따라서 한글을 익히기 위해서는 한글의 각 자모 글자가 나타내는 음가를 알아야 하며 그것을 조합하는 원리를 배워야 한다. 이 원리는 영어나 모든 다른 낱소리 표음문자를 배울 때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표음문자 학습의 핵심이다.
한글 읽기와 쓰기 지도는 명시적이고 체계적인 지도, 개별화 지도, 정확성과 유창성이라는 지도 원리를 사용한다.
1. 명시적이고 체계적인 지도
명시적 지도란 아동에게 필요한 능력을 직접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지도 내용을 명백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그 목표 내용을 직접 시연(modeling)하고 아동이 교사와 함께 같이 해보고(같이하기), 아동이 혼자 연습해 보는(아동 혼자 하기) 순서로 엮어 나간다.
교사 시범 → 학생과 함께 → 학생이 혼자
체계적인 지도란 지도 내용 구성과 배열이 논리적이며 내용 구성이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차례를 따라 조금씩 순서대로 가르치는 것이다.
2. 개별화 지도
효율적인 학습의 기본 접근 원리는 이해 가능한 입력이다.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근접 발달 영역, 즉 아동이 교사나 성인의 도움을 받았을 때 학습이 가능한 그 지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의 현 위치를 파악해서 학생의 수준에 맞춰 정확하게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개별화 맞춤식 교육이다. 학생의 장점과 약점에 따라 가장 필요로 하는 영역을 지도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3. 정확성과 유창성
체계적인 지도는 정확성뿐만 아니라 아동에게 유창성이 발달하도록 하는 지도다. 정확성은 교수 내용을 정확하게 수행하는 능력이며, 유창성 또는 효율성은 정확성에 속도가 붙어 빨리 수행하는 능력이다. 낱말을 정확하게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낱말을 정신적 노력 없이 수행해나가는 자동적 수준에 도달하여, 낱말을 정확하고 빨리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여러 언어와 인지 과정이 동시에 관여되는 읽기와 쓰기 발달은 낱말 읽기가 자동화되지 않으면 읽기 이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자동화와 유창성의 발달은 읽기 발달에 근간이 되므로, 읽기와 쓰기에 관련된 능력을 꾸준하게 연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 원리에 맞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도
통글자 교육은 말 그대로 글자를 통째로 배우도록 지도하는 접근법이다. 글자-소리 관계의 원리를 가르치는 것을 배제하여 낱말고 글자를 구성하는 자모 글자를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통째로 암기하는 것을 장려하는 지도 방법이다.
그러나 통글자 교수법은 음운 인식력이 낮은 아동에게 아주 큰 타격을 주어, 통글자로 읽기 학습을 할 경우 낱말 읽기 장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통글자 지도로 낱말 읽기 학습을 한 많은 학생은 새로운 낱말이 나오면 해독 또는 뜯어읽기에 어려움을 보인다. 글자-소리 관계의 원리를 배우지 않았으므로 그 원리를 새로운 단어에 적용할 수 없고, 해독이 되지 않는 것이다. 기억력에 소모가 많으며 결과적으로 학습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통글자 지도 방법의 중요한 부작용은 체계적이고 명시적인 지도가 필요한 아동이 글자-소리 관계를 배우지 못하므로 불필요하게 읽기 부진 아동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파닉스와 같은 글자-소리 관계의 원리 교육과 책 읽기를 통한 의미 중심의 지도는 사실 병행되어야 한다. ‘낱말 읽기와 철자법’의 발달을 위해서는 글자-소리 관계의 원리를 명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지도해야 하며, ‘읽기 이해력’ 발달에는 책 읽기가 풍부한 환경이 필요하며, 아동의 언어 능력 발달을 촉진하고 이 언어 능력은 읽기 이해력에 중요하다.
